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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아시안게임)북한 농구, 8년만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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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저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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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조우한 남과 북

만일 하나 남과 북이 하나가 된 조국이었다면 19일과 같이 머나먼 타지에서 치열한 싸움을 펼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식 인터뷰 장에서 만난 오흥룡 감독 역시 애써 한국 팀을 외면하려 했지만 그래도 한 핏줄인 것은 어쩔 수 없었던 듯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저 넉넉한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으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니 말이다.

한국과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에 중국 광저우에서 조우했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선 한국이 손쉽게 승리를 거뒀지만 실로 오래간만에 서로의 농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요한 경기였다.

사실 한국 내에 북한 농구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과거 235cm의 리명훈이 활약하던 당시 잠시 주목을 받은 적도 있으며 4점, 9점 슛과 같은 로컬 룰이 농구 팬들 사이에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이후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1차 예선전에서 홍콩을 물리치며 2차 예선에 진출하기 전까지 그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5C<EM><8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팀></EM>

지난 17일 광저우 인터네셔널 스포츠 아레나에 북한 농구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외형적으로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그들이었지만 경기장에서 맞부딪친 느낌은 사뭇 달랐다. 경기장을 가득 찬 관중들의 환호성은 그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는지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아시아 최강 중국을 상대로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중국 팀 가드보다 작은 센터 진이었지만 왕즈즈, 장자오쥬의 높이에 정면 도전을 감행했고, 주팡위와 순유를 막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비록 경기에 패했지만 그들이 중국전에 보여준 모습은 오래전 중국과 함께 아시아를 호령했던 70~80년대의 한국 농구와 다를 바 없었다.

%5C<EM><국가를 부르고 있는 북한 선수들></EM>

19일 드디어 한국과 북한이 만났다. 경기 전부터 양 팀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다행인 것은 한국 대표팀은 과거와는 달리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서자 양 팀의 대결은 여느 게임 이상의 열기를 띄었다.

초반부터 골밑에서 펼쳐진 우리 대표팀의 오세근과 북한의 김창명(190cm, C)과 신금별(193cm, F)의 대결은 파울을 양산했다. 경기장 밖으로는 들리지 않았지만 북한 선수들의 격앙된 어조의 말들은 같은 민족 간의 대결인가 싶을 정도였다.

경기가 거듭되면 될수록 북한 벤치에선 절대 기죽지 말고 전투적으로 경기에 임하라는 외침이 들려 왔다. 특히 북한의 김인철은 정상적인 수비가 아닌 거친 몸싸움으로 일관하며 동료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국 선수들의 대응은 침착했다. 다소 거칠다 싶은 상대의 파울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나마 가장 나이가 어린 오세근 정도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을 뿐, 다른 선수들은 표정하나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 선수의 거친 파울로 코트에 나 뒹군 양희종은 특유의 미소와 함께 다치지 않을 정도만 하자고 타이를 정도였다. 보이지 않는 치열한 싸움을 뒤로 하고 경기는 한국의 완승으로 끝이 났고, 양 팀 선수들은 8년 만의 만남을 그렇게 끝냈다.

믹스트 존으로 퇴장하던 유재학 남자 대표팀 감독에게 다소 거친 경기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작은 신장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오히려 외곽 슛을 만드는 능력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며 남,북 대결의 소감을 대신하기도 했다.

%5C<EM><경기 시작 전 감도는 묘한 긴장감></EM>


냉전 시대에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였던 북한, 이제는 같은 민족으로서 그리고 서로의 발전을 위한 동반자로서 국제무대에서 자주 만나게 되길 바라며, 코트 위에서 만큼은 치열하더라도 코트 밖에서는 언제나 웃음으로 만날 수 있는 형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출처http://www.samsungblogs.com/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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