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스페인에 합병되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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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 마드리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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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경선은 미국과 캐나다처럼 인위적으로 긋지 않는 이상 산맥이나 강의 자연경계를 따라 형성됩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의 피레네 산맥, 이탈리아와의 스위스 사이의 알프스산맥, 프랑스와 스위스 사이의 쥐라산맥,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나누는 스칸디나비아산맥, 칠레나 페루의 동쪽 국경인 안데스산맥, 중국과 인도사이의 히말라야산맥, 중국과 북한사이의 압록강과 두만강 등 이러한 지형들은 서로 넘어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고대때부터 자연스런 국경이 돼왔죠.
반대로 이런 지형이 없이 평지만 펼쳐져 있는 곳은 계속해서 국경선이 바뀌어왔습니다. 이러한 지형은 역사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런면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이베리아반도안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죠. 서로 비슷하게 나눠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스페인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그렇다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사이에 거대한 산맥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런 면에서 포르투갈은 스페인에게 합병되기 굉장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뚜렷한 자연경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민족이나 언어가 크게 다른것도 아니고 말이죠. 거기다 세력이나 비슷하면 모를까 스페인이 훨씬 더 강했구요.
이 두나라의 역사는 9세기 쯤까지는 같습니다. 그 이후에서야 서로의 역사가 시작되죠. 이슬람에게 대부분의 이베리아 반도가 정복당하고 피레네 산맥 남쪽으로만 소왕국들이 난립합니다. 그 중에 포르투갈 백작령이 지금의 포르투갈의 기원입니다. 처음엔 백작령이었지만 점차 세력을 확장해서 독립하여 포르투갈만의 왕국을 만듭니다. 스페인의 전신인 카스티야, 아라곤들과 함께 레콩키스타를 적극적으로 벌여 1249년이 되어서는 현재의 영토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카스티야는 계속해서 포르투갈을 넘봤고 한차례 전쟁을 치루고 나서야 위협을 무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당시 카스티야는 레콩키스타가 끝나지 않아 남쪽의 그라나다 왕국이 건재해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포르투갈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대항해시대를 맞아 포르투갈 역사에 다시 없을 리즈시절을 맞습니다. 근데 문제는 옆나라인 스페인도 동시기에 리즈시절을 맞는 다는 겁니다. 카스티야와 아라곤이 합병하여 스페인을 이루고 그라나다 왕국까지 멸망시키며 시동을 걸더니 신대륙 발견을 통해 쏟아지는 귀금속으로 순식간에 유럽의 최강대국이 됩니다.
이 와중에 카를5세가 등장하게 됩니다. 당시 유럽왕실은 나라간에 결혼으로 따져보면 다들 서로 친인척사이였습니다. 그래서 후계가 없을 경우 한명의 왕이 여러나라의 왕이 되는 사태도 종종 벌어졌었습니다.그 중에서도 카를5세는 전세계 역사상 유래없는 최고의 상속을 받게 됩니다.
플랑드르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 부르고뉴 왕국과 네덜란드를 물려받습니다. 그 이후 스페인을 물려 받으며 최초로 통일 스페인 왕국의 왕이됩니다. 그리고 이후 오스트리아와 합스부르크 영지까지 물려 받으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됩니다 ㄷㄷ 여러나라의 왕 답게 그는 플랑드르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5개국어를 구사했습니다.
거기다 이탈리아를 두고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고 승리하여 이탈리아까지 손에 넣습니다. 한 50년을 두고 프랑스와 피터지게 싸웠는데 지들나라에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이탈리아에서 싸워서 이탈리아는 초토화되고 아예 몰락해버립니다. 불쌍한 이탈리아..(대항해시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전쟁무기를 만들던 것과, 밀라노공국이 갑자기 없어져버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튼 아메리카대륙에서부터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과 필리핀까지 모두 그의 영토였습니다. 때문에 해가지지 않는 제국이라 불렸었는데 대영제국의 원조인 셈입니다. 교황은 카를5세의 힘이 너무 커지자 카를5세를 상대로 십자군을 결성합니다. 프랑스와 베네치아 이탈리아 소국들이 동맹을 맺자 분노한 카를5세가 그대로 로마로 쳐들어가 로마를 약탈하고 교황을 감옥에 가둡니다. 결국 교황은 반성문을 쓰고나서야 풀려납니다.
이후 카를5세가 죽으면서 제국을 둘로 나눠 스페인과 나폴리왕국은 아들에게 신성로마제국은 동생에게 나눠줍니다. 네덜란드는 덤으로 아들에게 줘서 네덜란드는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죠. 또 군데 군데 프랑스 내의 합스부르크 영토들도 아들에게 물려줘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전쟁을 유발(?)시킵니다.
이처럼 당시 유럽의 최강대국이었던 스페인에게 포르투갈은 좋은 먹잇감이었고, 포르투갈 왕위계승을 틈타 한차례 전쟁일 벌인 후 포르투갈을 병합합니다. (대항해시대에서 포르투갈로 하다 뜬금없이 나라가 사라지는 이유)
한 때 토르데시야스 조약을 맺으며 전세계를 스페인과 양분하여 유럽각국의 분노를 사는 패기도 보여줬지만 최전성기에 합병당하는 비극이라니...ㅠㅠ
이러한 병합은 유럽 각국의 분노를 샀는데, 안그래도 신대륙과 인도에서 얻는 엄청난 이득을 겨우 두나라가 독점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예 한나라가 되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네덜란드의 독립투쟁은 기름에 불을 끼얹은 꼴이었습니다.
당연히 프랑스와 영국은 네덜란드를 지원했고, 특히 영국은 카리브해에서 대놓고 해적질을 하며 스페인을 건들였습니다. 어르고 달래던 스페인은 결국 참참못해서 그 유명한 아르마다 즉 무적함대를 통해 영국을 점령하려 했지만 해적출신의 영국 제독 드레이크의 맹활약(재밌는건 이 전투에서 영국은 바람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신의바람이라 불렀습니다. 몽고제국이 쳐들어왔을 때 바람덕 본 일본이 신의바람이라고 불렀던 것과 똑같이 말이죠)으로 영국을 구해냅니다.
스페인은 이 영국-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많은 국력을 쏟아내면서 지금의 벨기에를 지켜내지만 결국 네덜란드는 잃어버리게 됩니다. 당시 스페인은 프랑스와도 전쟁중이었던지라 그야말로 사방에서 싸우고 있었죠.
이처럼 스페인이 계속 딴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포르투갈이 독립전쟁을 일으킵니다. 당연히 영국과 프랑스의 열렬한 도움을 받아 전쟁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독립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도 스페인은 계속 포르투갈을 노렸지만 영국-프랑스의 견제에 번번히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영국 도움을 너무 받은 나머지 영국에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예속되기 시작합니다. 종국에는 영국없이는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지경이라 나폴레옹의 대륙봉쇄령을 도저히 지킬 수 없었고 결국 나폴레옹에게 점령당합니다.
그 이후 또다시 영국의 도움으로 나라를 재건하긴 하지만 그 이후 사실상 영국의 속국이 되어 완연히 몰락해버립니다.
정리하면
포르투갈이 자연경계 없이도 좁은 반도내에서 훨씬 더 큰 스페인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건 건국 초기에는 그라나다왕국 등의 이슬람세력들이 스페인을 견제하였고 중기에는 결국 합병당했으며 후기에는 영국을 비롯한 외국의 도움때문에 지킬 수 있엇습니다. 즉 항상 외부세력의 도움이 있었던 거죠. 물론 포르투갈의 독립정신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에는 굉장히 독특하죠.
종교도 같고 민족도 같고 언어도 비슷하고 좁은 땅덩어리에 두나라가 나뉘어져 있으니 말이죠. 우리나라로 치면 한반도 내의 한 지방이 끊임없이 독립을 원했고 지금까지도 다른나라로 있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포르투갈-스페인 양국관계도 한일같은 관계는 절대아니고, 굉장히 묘한 관계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대만과 중국의 사이와 비슷한? 두나라간 말이 다르다지만 스페인의 한 지방인 갈리시아어가 포르투갈어랑 굉장히 비슷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표준어와 극심한사투리정도의 차이인거죠.
두 나라는 비슷하게 왕정을 폐위하고 공화국으로 바뀌고 군사정권의 지배를 받는 등 근대사도 비슷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스페인은 프랑코 독재이후 스페인 왕실을 복귀시켰고 포르투갈은 계속 공화국으로 남습니다.
ㄷㅌ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