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경기도 살면서 한국 근현대사에 길이 기억될 제 1기 신도시의 진행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켜봐왔다

논과 밭이 메워지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히며 정비되고 가꿔지며 그곳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에 무감각하게 적응해서 사는걸 보면서
어릴때부터 그런걸 봐왔으니 그냥 원래 그런건가보다, 원래 알아서 다 잘되는거구나하고 거저 주어진거 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지

한국에선 디자인/설계하다가 지구반대편에 와서 본의아니게 토지측량을 하다보니 맨땅에서 어떻게 마을이 생기고 도시가 생겨나고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를 직접 내손으로 그려내고 내가 그린대로 세워지는걸 목격하면서
지금 한국이 누리고 있는 현대화된 시설과 인프라가 수많은 노동자들과 기술자들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거구나 하는걸 이곳에 와서야 깨닫게 됐다

한 분야의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고 기존의 세대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코 다음세대에게 넘겨지는 혜택이 공짜가 아님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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