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중국 게이머들의 인민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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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서형걸 기자] 최근, 적지 않은 수의 네티즌들이 의심할 여지없는 한국 전통문화들을 자기네 나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복이라던가, 김치 같은 것들 말이죠. 이들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중국 것이 아닌 한국 전통 문화가 없을 정도로 억지 투성이지만, 그 세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전반에 걸쳐 중국 네티즌들의 이 같은 억지가 확산되는 가운데, 게임에서도 관련 논란을 드물지 않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지난 11월, 게임 내 한복 코스튬을 둘러싼 논란 끝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샤이닝니키였습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사태가 ‘스카이 – 빛의 아이들(이하 스카이)’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니로 유명한 댓게임컴퍼니에서 개발한 게임인데, 지난 1월 초 열린 ‘꿈의 시즌’에 추가된 의상 아이템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버전에는 한국 전통 모자인 ‘갓’처럼 보이는 의상이, 중국 버전에서는 이와 다른 ‘삿갓’ 형태의 모자가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댓게임컴퍼니를 향해 “’갓’이 한국 의상임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갑작스레 입장 발표를 강요했습니다.
샤이닝니키와 스카이, 두 게임에서 일어난 논란의 중심에는 중국 네티즌들의 인민재판식 사상검증이 있습니다. 이들 중국 네티즌들은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 경우, 제작사에 양자택일을 강요합니다. 자신들의 주장에 찬동하면 풀어주지만, 그렇지 않다면 동원 가능한 모든 채널을 활용해 괴롭힙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샤이닝니키는 “한복은 중국의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동조했고, 스카이는 “‘꿈의 시즌’ 모자 아이템 제작에 명나라 시기 모자가 영감을 줬다”며 선을 긋긴 했지만 중국 네티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납작 엎드렸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 유저들의 분노는 샤이닝니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카이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며 게임을 접겠다는 의견도 많이 보이고, 게임을 계속 하는 대신 “해외 유저들에게 이번 사태의 문제점에 대해 알리겠다”는 유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중국 네티즌들의 인민재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한국 설을 모티브로 한 오버워치 음력 새해 이벤트에 대해서도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인들이 중국 명절을 도둑질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거든요. 어처구니 없는 막무가내 주장이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계속 잡음을 낼 경우 전세계 게임에서 한국 전통 문화를 다루는 콘텐츠가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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