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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日유지군이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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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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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츠바키 문구점>의 이미지 컷(출처:네이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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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平成 29년)에 NHK에서 방영했던 <츠바키 문구점~가마쿠라 대서사 이야기~ツバキ文具店➰鎌倉代書屋物語➰>라는 드라마가 있다. 아날로그 감성(analogue感性)이 내러티브 곳곳에 아침햇살처럼 아려하게 빛나는 작품이다.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한없이 정갈해지고 따뜻해진다. 전 8부작인데, 매 화 스토리마다 삶의 품격이 선사하는 감동과 여운이 참으로 아름답고 짙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매우 좋아한다.

마치 小生의 감성에 특화(特化)된 작품 같다.^^


「뭐, 小生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작품의 무대나 캐릭터들의 설정부터 小生의 경향(傾向)에 딱 들어맞거든요. 작품의 공간적 배경인 가마쿠라(鎌倉)뿐만 아니라, 극중 인물들의 무대인 다이쇼야(代書屋)만 해도 그렇답니다.

아, <다이쇼야>란 대필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를 말합니다. 극중에서는 江戸時代로부터 11대를 이어온 가게로 자리매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극중 인물 아메미야 하토코(雨宮鳩子)가 代書屋의 젊은 후계자이지요. 그녀는 주로 편지의 대필을 합니다.」


요즘의 디지털 시대에 편지의 대필이라면 “어라, 그것이 어떻게 직업이 될 수 있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예전과는 달리 한국사회의 다수 구성원들은 현재 크리스마스카드는 고사하고 연하장도 쓰지 않는 실정이라 대필로 돈을 번다는 건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허나 공동체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격식과 품격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이웃 日本이란 공동체는 가히 양상이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소재의 소설이나 드라마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小生 또한 아날로그 감성(アナログ感性)의 소유자라 그런지, 초스피드의 문자보다 사색의 시간을 거친 편지글을 여전히 좋아한다.

「자랑할 일은 아니겠지만 小生의 취향이 그러합니다. 사색을 삶의 길목마다 베이스로 깔고 있는 傾向이라 변화와 스피드를 중시하는 분들의 관점으로 보면 종내 답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고로 小生은 늘 책을 가까이하는 편인데, 바다 건너 日本으로 갈 때도 선박을 종종 이용하는 까닭 중의 하나가 책을 느긋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 갈 때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의 일이긴 한데, 기왕에 다이쇼야 얘기가 나왔으니,

극중 인물 하토코(鳩子)가 편지를 쓰듯이, 그때 눈앞의 정경과 물처럼 흘렀던 사색의 단면을 한 번 토로해 본다.^^


요전날(先日) 일 때문에 당일치기로 어딘가를 다녀왔다. 목적지는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곳이었다. 하여 당연히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3시간 정도 차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금쪽같은 시간을 소중히 즐기기 위해 가방에 책을 챙겼음은 물론이다,

뭐, 이럴 때 小生은 대체로 小説을 선호하는 편이다. 첫 번째로 손꼽을 수 있는 작가는 단연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여사다.

특히 그녀의 에도시대 연작소설은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반해 있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당대 상사람들의 애환과 일상이 수채화처럼 묘사되어 있어 읽고 있노라면 달콤한 키스처럼 즐겁기 때문이다.

선택한 책은『幻色江戶ごよみ』이었다.


평일에다 새벽부터 서둘러, 차 안에는 승객도 많지 않고 조용하니 독서하긴 좋았다. 마침 通路 너머 1인 좌석에 책을 펴든 승객도 있었는데 서남아시아풍의 외국인이다. 진지하게 독서하는 모습이 보기에 기꺼웠다.

휴게소에서도 외국인들이 더러 보였다. 관광객보다는 定住者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러고 보면 한국 곳곳에서 외국인 定住者들을 보는 게 더는 신기하지 않다. 외국인과 공존하는 환경에 위화감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일상에 녹아든 세계화의 풍경이다.


이런 현상이 어찌 한국만이랴. 이민에 크게 엄격한 日本도 현재 외국인 定住者가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 자그마치 256만여 명. 일손이 부족한 日本을 보완해 주는 든든한 한 축이 된 셈이다.


금쪽같은 시간을 즐기는 독서를 하다보면 의미심장한 문구를 만나거나 인상적인 대목을 접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는 책을 덮어두고 턱을 손바닥에 괴고 차창 밖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하는 게 小生의 습관이다. 언제나 그러하다.

幻色江戶ごよみ에서 상가의 雇傭人들이 심기일전하는 문구에서 고도로 승화되는 日本的 상도의 본질을 실감하게도 되고, 인상적인 대목에선 뭉클해져 한동안 차창 밖만 지그시 보기도 하였다. 이를테면,


<그 아이가 어엿한 일꾼으로 커서 제힘으로 벌어먹을 수 있을 때까지 내가 책임질 테니까요.>


이러한 독백은 그야말로 삶의 정수(精髓)를 고스란히 드러내고도 남는다.

맞아,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미야베 여사의 안목은 이렇게 깊다. 왜냐하면 제힘으로 벌어먹고 산다는 것은 하나의 一家를 이루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삶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예컨대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 한 사람 분의 제몫을 다하도록 부모는 지극정성으로 가르치고 보살핀다.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 속에 제힘으로 벌어먹고 살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익힌다.

그리하여 장성한 아이는 마침내 一家를 이룬다. 다시 그 아이가 부모가 되어 자식을 제힘으로 벌어먹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보살핀다.

이러한 선순환이 삶이다. 그 선순환 속에서 小生과 여러분이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순환 속에서 일탈되거나 뒤떨어지거나 방치되는 경우도 없진 않을 테다. 당연히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국가가 제도적으로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 그걸 제대로 해내는 국가가 선진국이다. 척도가 된다는 얘기다.


<그 아이가 어엿한 일꾼으로 커서 제힘으로 벌어먹을 수 있을 때까지 내가 책임질 테니까요.>

오늘, 다시 돌이켜 봐도 그 대목은 여전히 뭉클하다. 깊어가는 가을날, 창밖을 보면서 삶의 정수(精髓)를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문구다.

제힘으로 많이 벌수록 좋겠지만, 일단 제힘으로 벌어먹고 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江戸時代로 치면 일국의 다이묘인 것이다. 石高가 250만석이 아니면 어떠랴. 1만석이라도 다이묘는 다이묘다.


여기에는 국적도 국경도 없다. 제힘으로 벌어먹고 산다면 누구든, 어디에서든, 이미 일가를 이루었다. 존중과 배려와 책임으로 사회에서 당당히 제몫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힘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은 이웃나라를 증오하거나, 인간을 혐오하지 않는다. 존중과 배려와 책임이 무엇인지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버스 안의 독서와 사색은 달콤한 키스처럼 여전히 즐겁다.

그날의 사색은 그렇게 순환되었다. 미야베 여사의 덕분이다.


마찬가지다. <츠바키 문구점~가마쿠라 대서사 이야기~ツバキ文具店➰鎌倉代書屋物語➰> 또한 사색이 매개되는 미야베 여사의 문장처럼 빈티지한 아름다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것을 지극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균형과 조화의 감성은 자연스레 잉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긴 여운의 감동은 어느새 버스 안의 독서와 사색에 닿아 버린다.^^

「<ツバキ文具店➰鎌倉代書屋物語➰>는 아날로그 감성의 척도로 기능될 수 있을 정도로 매 화의 스토리가 유려한 문장처럼 보편의 삶을 묘사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생에 대해 한 번이라도 사색을 해 볼 요량이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작품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야말로 사람과 삶을 보듬는 日本드라마의 미덕을 한껏 드러내고 있습니다.

<ツバキ文具店➰倉代書屋物語➰>는 미야베 여사의 문필처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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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글 잘읽었습니다 유지군님 오랜만이에요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예,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래 보니, 논쟁도 있고 해서 함께 생각하자는 의미로 올렸는데 즐겁게 읽혔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승하는 하루를 보내시길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실례지만 혹시 여성분이신가요 ?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어이쿠.^^ 여성처럼 느껴졌나 보네요. 아닙니다. 남자입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는지....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승하는 하루를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일마갤은 사실 개설 초부터 小生이 활동했던 곳이라 자주 오진 못하지만 그래도 애정이 가는 곳인데,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네요. 그래도 소통과 교감의 공간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과 활동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건승하시는 하루를 보내시길 마음 깊이 소망합니다.^^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분열조짐 보이니까 또 은근슬쩍 좌라포밍하러 왔네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헤에 놀랍네요.^^ 도대체 어떤 발상으로 세계를 보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는지 굼금합니다..^^ 오늘은 한 주의 중간 지점인 수요일입니다. 님도 건승하는 하루가 되셔요, 물론 여기를 찾아오는 모든 분들도 건승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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