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教場>, 日本人의 大和魂을 표상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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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개국 60주년 기념드라마 <교장>의 포스터(출처:야후재팬)
후지TV가 개국 60주년을 맞아 제작, 방영한 작품이 있다. 바로 <교장教場>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대로 경찰학교의 교육이 테마다. 당연히 경찰을 배출해 내는 교육장이 배경이다 보니, 드라마는 긴박한 교육현장의 일상을 박진감 넘치게 묘사한다. 그것이 가능할 정도로 내러티브도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교장教場>을 한마디로 말하면, 후지TV가 역량을 총출동시켜 60주년의 개국기념에 걸맞은 작품으로 만들어냈다고 평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가히 압도적이다.
스토리만이 아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극의 평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도 남는다. 무엇보다 의문의 교관 카자마 키미치카(風間公親)배역을 맡은 기무라 타쿠야(木村拓哉)의 필생의 연기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다. 작품 전반의 미스터리를 힘차게 이끌고 나가는 데에 있어서 손색이 전혀 없다. 아니, 기무라 타쿠야의 카자마 교관이라 <교장教場>이 더한층 생동감이 넘쳤다고 해야 정확한 평가일 게다. 다른 배우의 <카자마>라면 솔직히 이만큼 해냈을까 싶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쿠도 아스카(工藤阿須加)의 미야사카 사다무(宮坂定), 오오시마 유코(大島優子)의 역인 쿠스모토 시노부(楠本しのぶ) 등등 내러티브 전개의 한몫을 담당한 조역들의 사연도 극의 몰입도(沒入度)를 높이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물론 각각의 배역을 맡은 조연(助演) 연기자들의 열연 또한 두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무엇 하나 먹지 않을 수 없는 가이세키 요리(懐石料理) 같은 진미(真味)의 감동이다. 빈말이 아니다. <教場>은 그런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하나도 모자라지 않다.
굉장히 재미있다. 이 말이 허언이 아님은 보면 실감한다. 일단 휘날리는 눈송이 속에서 미야사카의 차량을 롱 쇼트(long shot)로 잡은 오프닝부터 시선을 환기시킨다. 이야기의 향방도 빠르게 전개될 뿐만 아니라, 각 시퀀스의 ‘입체적 배치’가 가독성 높은 소설처럼 흡입력이 넘친다. 놀랍다.
일례로 하야시 켄토(林遣都)가 분한 히라타 카즈미치(平田和道)와 미야사카 사다무의 갈등과 긴장의 결말을 이끌어내는 시퀀스의 구성이 그러하다. 흥미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갈등과 긴장의 결론을 다음 시퀀스로 전환, 배치해 버린 시간변조(時間變調anachrony)적 구조는 매우 탁월하다. 계속 다음 시퀀스를 주시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린다. 시선을 TV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 드라마라니! 소름이 돋았고 전율하고 말았다.
물론 각 시퀀스의 대립과 충돌을 해결하는 건, 극의 중심인 교관 카자마 키미치카다. 그가 있기에 이러한 강력한 흡인력이 생성되었다 평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카자마가 현실감을 무시한 채, 소비자의 흡인력을 위해 호기심 위주로만 설정된 캐릭터라 볼 순 없다. 아니, 그럴 위험도 도사렸을 테다. 예컨대 카자마의 직업이 교관이란 점에서 그렇다. 자칫하면 상투적인 패턴이나 클리셰(cliché)적인 묘사가 남발됐을지도 모른다.
그렇잖을까? 경찰학교(警察学校)의 교관이란 대체로 엄격할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당연한 일이다. 경찰이란 일반 직업과는 달리 범죄자를 상대할뿐더러 무장(武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당 무거운 책임감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경찰을 길러낼 경찰학교의 교관이라면 보다 강인하고 엄정한 면모가 구현되어 있어야 마땅하다. 교관의 이미지 메이킹(image making)인 셈이다.
<教場>에서도 마찬가지다. 교관을 예의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들로 묘사되기는 한다. 카자마도 매한가지다. 덧붙여 다른 교관과는 달리 지나치게 냉철하고 혹은 냉혹하기 짝이 없는 인물로도 그려진다. 일 처리는 민완가(敏腕家)의 뺨을 쳐 버린다. 여기까지만 작품이 묘사했다면 카자마라는 인물은 상투적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教場>은 응당 더 나간다. 평면적(平面的)에서 입체적(立体的)으로 전화(転化)되는 <깊이>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더욱이 각 시퀀스가 일면 보이는 단속적 구성(断続的構成)마다 선명히 드러나는 카자마 내면의 현현(顕現)이 그 단적인 예다. 이를테면 주차장 사고를 당한 시노부를 구출해 내는 시퀀스에서 카자마가 보인 행동의 패턴은 실로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겠다. 소비자에게 사유(思惟)의 토대를 제공해 주기에 그러하다.
시노부가 당한 사고는 재해 때처럼 몹시 심각한 처지다. 사고를 당한 지 4시간이나 지나 있다. 따라서 사고 피해자가 4시간이 넘게 방치된 경우, 섣불리 구조하려다가는 좌상증후군(挫傷症候群)에 의해 쇼크사를 당할 수도 있는 지경이다. 때문에 사고 현장에 나타난 카자마는 결코 격정에 휩쓸리지 않는다. 평소 이상으로 침착하고 냉철하다. 흡사 비인간적으로 보일 정도다. 이 점이 의미하는 바는 참으로 크다.
하면 교관으로서 카자마가 생도인 시노부의 사고 앞에서도 냉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답은 명료한 문장처럼 명확하다. 어떤 긴박한 상황에 처해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 그에게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허나 강풍에 간단히 부러질 수 있는 강인함이 아니다. 부드러움이 완벽히 배태(胚胎)된 강인함이다. 그렇지 않다면, 교관으로서의 책임감에만 급급했다면, 생도의 피해 상황을 섬세히 헤아리지 않고 무턱대고 움직였을 테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은 강하지 않으면 결코 구현될 수 없는 것이다.
그 덕분에 시노부는 카자마의 진실을 알아내곤 반전의 감동에 깊이 젖어들게 된다. 의당 작품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동일시를 만끽할 수 있겠다.
그런고로 카자마는 하나의 전형(典型)이다. 어떤? 강한 남자, 더 나아가 강인한 인물의 본보기라 할 수 있겠다. 중언(重言)하지만, 그 강인함에는 타자에 대한 배려,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화의 <엄격한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맞물려 있다. 이 명제가 <참>임을 역설하는 시퀀스는 대미를 장식하는 졸업 검정 테스트라 할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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