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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日本의 文化를 일상에서 향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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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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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化란 그 사회가 지향하는 어떠한 ‘생활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사회 구성원이 공동으로 습득, 공유하고 전달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축되는 성과물을 말합니다. 그러니 여기에는 학문과 예술, 종교, 풍습 등등 많은 장르가 포함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자적인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도 하위일망정 文化에 포함되는 건 당연합니다.) 따라서 文化는 일상생활에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가 없는 종류의 것입니다. 즉 文化는 일상입니다!


한국 땅에서 산다, 하더라도日本文化 애호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중과 한결 가까운 소설이나 영화, 음반과 망가, 드라마 같은 것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즐기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작년 여름 日本에 갔을 때 유지군은 일정 때문에 영화 <세키가하라>를 보지 못한 것을 지금도 아쉬워하고 있어요. 日本時代劇을 매우 애호하니까요. 당연히 소설을 읽을 때도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에도 시대물 같은 종류를 대단히 즐깁니다. 즉 무궁무진한 文化의 저변을 알뜰살뜰히 취미로 즐기고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日本文化 애호가로서 얼치기들의 “日本文化 中傷”에는 혀를 차거나 발끈할 수밖에 없어요. 취향의 차이를 근거로 멋대로 폄하하려는 의도가 짙게 풍기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같잖은 일입니다.^^


그건 그렇고, 하여 오늘은 日本文化 중의 하나를 보다 기품 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왜 기품 있느냐고 묻는다면 ‘수동적인 감상’에서 ‘능동적인 창작’으로 예술을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분재나 다도처럼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一石二鳥입니다.

예, 그것은 바로 하이쿠(俳句)입니다. 많이들 들어보신 단가의 하나이지요? 

 

혹,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합니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입니다. 그러니까 편의상 연을 나눈다면 첫째 연 5자, 둘째 연 7 셋째 연 5자로 마무리해야 하는, 그러니까 17 음절 이내로만 짓는 시라는 얘기입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고유의 시가인데, 예컨대 이런 겁니다.


‘ふるいけや/ かえるとびこむ/ みずのおと(古池や 蛙飛こむ 水のおと)’


어때요, 글자 수를 세어보니 5자 7자 5자가 되지요? 이렇게 17자로 이루어진답니다.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해 보면 이렇게 되겠네요.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한국어로 해도 이렇게 첫째 5자, 두 번째 7자, 세 번째 5자가 될 수 있지요? 물론 원문엔 ‘퐁당’이란 의성어는 없지만 하이쿠의 규칙대로 마지막 5자를 만들기 위해 ‘퐁당’을 넣었어요. 음, 더 운치가 있는 것 같은데요. 여하튼 이 하이쿠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에도시대의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라는 분의 작품이에요. 그분은 하이쿠를 집대성했는데 방랑시인이라고도 일컬어진답니다. 그야말로 하이쿠의 대가이지요.


그런데 하이쿠에는 17자라는 규칙 말고도 중요한 두 가지가 더 첨가되어 있답니다. 하나는 계절을 알려주는 단어가 들어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운이 담긴 말이 표현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를테면 위의 시에서 개구리는 봄을 의미하는 단어가 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봄에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 활동하기 때문이지요. 여운이 담긴 말은 주로 ‘~여’ ‘~구나’ ‘~로다’ 등과 같은 경탄조의 말을 연상하면 금방 이해가 될 것 같은데요. 그것을 고려하면서 위의 시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세요.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퐁당.”


여러분, 가슴에 어떤 감동이 번지고 있나요? 오래된 연못은 뭔가 쓸쓸하고 고적하고 침체되어 있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런 곳에 새 봄을 알리는 전령사 같은 개구리가 휙 뛰어들어 물소리를 퐁당 하고 낸다면, 무언가 꿈틀대는 힘찬 약동의 신호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유지군은 위의 하이쿠를 까마득한 예전에 처음 접했을 때 새로운 희망, 새로운 시작 같은 약동의 울림 같은 정서를 깊이깊이 느끼고 말았답니다. 물론 이런 감동은 사람마다 다 다를 테고 여러분 또한 각자 울림의 지점이 다 다를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저마다 감동의 폭이 다를 수 있는 게 바로 하이쿠가 가지는 매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인지 하이쿠는 눈부신 日本만이 아니고 전 세계의 인류가 즐기는 시의 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예컨대 국제하이쿠교류협회라는 단체가 있는데 28개국의 사람들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중 유럽의장에는 벨기에 수상을 지냈던 룸파이 라는 분인데, 그분은 日本語와 네덜란드어, 영어로 하이쿠를 짓고 개인문집까지 발간했다고도 합니다. 진작 하이쿠에 자극을 받은 영미권의 시인들도 많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기도 합니다. 국경을 넘어 하이쿠가 인류의 예술로 세계화되었다는 것이며, 17자를 통해 삶의 깊이를 통찰해 보는 사람들이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요. 다시 말해 17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하이쿠 세계화의 관건이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자, 이렇게 인류가 애호하는 하이쿠. 親日인 여러분이 경험하고 느끼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제 입춘도 지났으니 곧 새봄일 텐데, 한 번 17자로 자신의 심경을 담은 하이쿠로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다가오는 새봄을 경건하게 준비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어요? 이것이 바로 文化의 일상에서의 향유입니다! 

 

어렵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17자를 염두에 두고 계절을 나타내는 말과 여운의 어투 같은 것을 생각하며 한 번 만들어 보세요, 유지군은 옛날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며 이렇게 지어 보았어요.


게으름이여

경칩이 지나 새 봄

뒤늦은 숙제


그럴듯한가요? 일단 5, 7, 5의 17자는 채웠지요? 이렇게 지으면 바로 하이쿠가 되니까, 부담 가질 필요도 없고 절대로 어렵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쉽지요.

아니,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거나 사물을 통찰해 무언가 상징과 의미를 되새김질해 자신의 느낀 바를 이렇게 17자로 만들어낸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하이쿠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교양과 예술의 소양을 쌓아가는 겁니다. 이를테면 유지군이 좋아하는 하이쿠 중 하나는 이런 것인데,


늘어선 집들

모습도 초라한데

섣달 대청소


이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거리에 늘어선 집들의 모습이 초라하다면 우리는 보통 서민의 집들을 연상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 서민들의 집에서 가난을 털어내려고 새해를 앞두고 심기일전 대청소를 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뿌듯하고 멋지지 않습니까? 가난에 기죽지 않는 서민의 정서를 형상화한 이 시에서 우리는 희망과 약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유지군은 그랬답니다. 그래서 많이 좋아한답니다.^^


이 하이쿠는 마쓰오 바쇼와 그 문하생들의 작품을 모아 1691년에 간행된 『사루미노猿蓑』에 실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루미노』는 327년 전의 서민의 정서와 애환을 17자를 통해 접할 수 있게 만든 아주 소중하고 귀중한 서적이랍니다. 327년 전의 서민들은 가난해도 새해를 앞두고 이렇게 대청소를 했던 것처럼, 새봄을 앞둔 여러분들도 심기일전을 사루미노의 서민 같이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마음이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되지요. 오늘밤 하이쿠와 함께 새봄을 그려보시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자, 유지군은 또 한 번 우리 親日 분들의 웃음을 위해 은유의 하이쿠를 낭랑하게 읊조려 봅니다. 

 

눈을 감은 채

코끼리 찾아가다

배꼽 잡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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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일찍이 세계를 감동시킨 갓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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