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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日本보다 서양이 우수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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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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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실라님의 ‘장터’에 어느 분께서 서양이 日本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멘트를 남기셨는데, 헤에,^^ 하고 흥미롭게 그것을 보며 잠깐 사색했습니다. 그런데 不肖小生 유지군은 아무리 생각해도 눈부신 日本이 예전부터 서양에 월등히 밀리는…… 즉 그분의 말마따나 서양이 日本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점이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송구합니다만, 그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불초소생 유지군을 위해 무엇이 그리도 <日本보다 월등히 우수한지 그 근거가 되는 구체적 사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염치없는 말씀을 드려 여전히 민망하지만 이 세계의 다양한 관점과 팩트에 목말라 하는 유지군인지라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네요. 물론 不肖小生 유지군 따위에게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하신다면 어이쿠^^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뭐,^^ 기왕에 이렇게 장터를 열었으니 옆동네 <日本歴史 갤러리>에 올린 유지군의 글 중 東京에 대한 것 중 일부가 여기에서도 유익한 論点이 되지 않을까 싶어 슬그머니 재록해 봅니다. 전문을 들여다보고 싶으신 분들은 옆동네도 부디 놀러와 주셔요.^^


日本의 江戸時代는 막부와 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막부 아래 자그마치 260여 번이나 있었어요. 그런데도 参勤交代를 단호하게 시행했으니 한 번 생각해 보세요. 260여 번의 영주들이 수백의 수행원들을 이끌고 에도로 와서 1년씩 꼼짝없이 생활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 에도의 시가지에는 각 번의 저택들이 즐비하고 이렇게 거대한 소비층이 형성되니 물자도 끊임없이 유통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구축될 수밖에 없었답니다. 자, 사리가 그러하니, 이 돈벌이를 놓칠쏘냐^^ 무사들에게 물건을 팔 상인들도 무진장 득시글거렸으며, 수많은 저택의 신축과 증축을 위해선 토목공사도 흔해져 버려 직인들도 유녀를 쫓는 유객처럼 우르르 모여들었답니다.


이를테면 1657년 ‘메이레키 대화제(明暦の大火)’라고 불리는 큰 불이 에도에서 일어난 후, 그 복구사업에 전국 각지의 직공들이 몰려들었는데 돈이 마구, 마구 어마어마하게  시중에 돌았거든요.^^ 하여 모두가 元禄大好況을 끌어당길 정도로 흥청망청^^ 그야말로 화폐경제가 가차 없이 활성화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 수 없답니다.(메이레키 화제는 복구사업을 통해 경제를 활황으로 만들기 위한 막부의 음모다, 라고 소곤거린 사람들이 나올 정도였답니다)


이렇게 각계각층의 인구가 저마다의 목적에 따라 집중되다 보니, 에도는 17세기 말부터 18세기 초에는 인구수가 이미 1백만을 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영국의 런던이나 프랑스의 파리가 약 40만 명의 도시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때 에도는 벌써 세계 최대의 도시로 등극해 버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거대한 소비 시장이 반석처럼 형성되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사실 말이 쉬워 1백만이지, 1백만이 떠들썩하게 지내는 도시라면 갖가지 진풍경이 연출되기 마련인데요. 우선 그중의 하나가 먹는 문제입니다. 당연히 홀몸의 무사나 직공들이 많다 보니 가볍게 먹는 패스트푸드가 탄생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테면 소바와 스시 그리고 튀김은 현재 일본의 대표 요리들 중의 하나잖아요? 그런데 그것들이 그 당시에는 복구사업에 뛰어든 직공들이 흔히 먹는 포장마차 요리들에 불과했답니다.

이거 놀랍지 않나요? 지금은 세계인들이 미식의 대명사처럼 선호하는 스시가 그때는 단지 상인이나 직공들의 패스트푸드라니!


결국 참근교대에 따른 무사들의 거주나 직공들의 무더기 유입은 실제로 포장마차뿐만 아니라 음식점의 성황도 불러왔는데요, 1660년 에도의 아사쿠사에 본격적인 대중식당이 개업한 이래, 당대의 사료(寬天見聞記 1806년)에 따르면 에도에만 식당이 자그마치 6,165개소나 활발히 영업을 했답니다. 정말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숫자입니다! 하기야 이 정도의 식당이 포진하지 않는다면 어찌 1백만의 인구가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겠어요? 그러니 음식 문화가 일찍부터 발전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요리책인 『요리 이야기(料理物語)』가 1643년 출간된 이후부터 음식의 레시피를 다룬 책들도 다수 쏟아져 나왔으니 당대 에도 사람들의 식도락은 오늘날 못지않게 대단했을 것 같아요. 그 점이 바로 현재의 도쿄를 세계 최고의 미식가 도시로 만들어 놓게 한 저력이 아니겠어요?


자, 그러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인 배설물은 어떻게 처리를 했을까요? 1백만이 사는 도시의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당연히 식수가 오염되거나 악취가 들끓기 마련인데, 실제로 19세기의 런던은 템스 강이 오염되어 큰 골칫거리가 되었답니다. 인구는 증가하는데 하수도 정비가 따라가지 못하니 위생이 응당 형편없게 된 거지요. 하지만 런던보다 인구가 더 많은 대도시 에도는 처음부터 달랐답니다. 사람이 먹고 난 다음에 배설하는 분뇨를 정화해 비료로 활용했던 겁니다. 즉 인분뇨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으로 1백만 인구의 배설물 문제를 처리했던 셈인데 그야말로 선 순환형 도시로서의 기능을 구축해 나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대의 에도에서는 인분뇨를 ‘금비(金肥)’라 불렸으며 농민들이 돈을 주고 샀는데, 거름도매상이 등장해 무사와 상인, 직공들의 인분뇨를 사서 농민들에게 되파는 중개업도 성업했답니다. 사실 인분뇨는 훌륭한 비료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므로 에도 근교의 농민들 입장에서는 금비라고 부를 만했지요.


이렇게 에도는 뭐든지 재활용해 순환시키는 슬로 시티(slowcity) 같은 도시의 몫을 담당하며 양적 팽창과 질적 심화를 거듭해 오늘날에 이르러 세계 최고, 최대의 도시로 우뚝 섰는데요, 어때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로 향하는 열정의 도시인 도쿄로 이번 겨울에 다녀오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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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이따 점심시간 때 다시 올게요.^^  폐가 되지 않는다면 그분께 한 수 배우겠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日本보다 우수한지 알고싶어요.^^  다들 오늘도 부라보하는 하루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제가 그 실라라는 님 글에 서양이 일본보다는 낫다고 댓글단 사람인데.. 제가 아직도 국뽕센징에게 영향을 받은게 없잖아 있어서 그런지.. 그래도 전 일본은 동아시아중에 탑이고 그래도 서양이 일본보다 낫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였군요 이것도 국뽕센징이들이 그렇게 이미지를 만들어 논건지.. 사실 따지고보면 유지 군님 말이 맞는거같아요 솔직히 서양보다 일본이 나은게 맞는거같아요 솔직히 16~17세기 무렵의 유럽귀족들은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할 줄만 알았지 그시대 당시에 유럽 귀족들이 제대로 안씼어서 냄새나고 그랬다는 역사적 사실들도 있으니.. 님 말대로 그냥 일본이 서양도 훨씬 뛰어넘는게 맞는거 같아요 근데 서양이 일본보다 낫다는 소리가 국뽕들에서 나온건가요? 제가 아직 잘 생각해보니 나름 깨어났다 자부는 하지만 아

ㅇㅇ님의 댓글

  • ㅇㅇ
  • 작성일
아직까지 국뽕들이나 조센징들로 부터 알게모르게 듣거나 본것들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고있는거 같아요 아무튼 유지 군님에게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제가 잘 몰랐음을 인정합니다. 잘 몰랐글래 아래 실라님 글에 그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정말 님이 쓴 글을 쭉 계속 읽어보니 정말로 님 말이 타당하고 확실한 근거가 있는 주장이네요..

일본님의 댓글

  • 일본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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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ㅇㅇ/ 어이쿠.^^ 경청해 주샤서 감사합니다. 유지군한테 배운다기보다는 서로 담론을 나누고 새로운 관점과 팩트를 공유하고 알아나가면서 견문을 넓히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님과 유지군을 함께 성숙시키는 첩경이라고 여전히 믿습니다.  님이 궁금해 하는 점, 그기에 대해선 유지군도 언제 한 번 시간이 허락하면 본문으로 작성해 볼까 싶은데요, 일단 2차 대전의 종전 후 아메리카의 영향권 아래 서구 우월주의가 곳곳에 만연한 점도 하나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심지어 내지에서도 자학사관이 광범위하게 퍼져 日本文明을 이룬 토대를 격하시키려 한 점도 무시할 순 없겠지요. 이른바 오리엔탈리즘도 서구 중심의 시각인데, 은연중 서구 우월의 관점이 구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여하튼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서구의 관점이 보편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 듯합니다. 평안한 오후 시간을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또 뵙지요.^^

gene님의 댓글

  • gene
  • 작성일
유지군님 의견에 고개를 갸우뚱한건 아마 이번이 처음인듯 싶네요. 저는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갤 부매를 맞고 있습니다만... 서양보다 일본이 낫다는 의견은 글쎄...라고 생각하는 쪽이네요

띠이용님의 댓글

  • 띠이용
  • 작성일
솔직히 얘기하는데 얘 글 존나 뭔가 잘쓰는거 같아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gene/ 어이쿠.^^  서구에 관한 관점이 백 사람이면 백 사람 다 같겠습니까? 유지군의 시각과 님의 시각이 다른 것 또한 정상적인 일이지요.^^  그래서 담론을 나누고 소통하다 보면 서로의 관점이 보완되고 성숙되어 나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유지군은 서구가 日本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견해에는 반대합니다만 그렇다고 유지군의 견해가 절대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계속 세계를 사색하고 통찰하며 관점을 넓혀나갈 뿐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담론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저녁시간을 보내시고요.^^

유지군님의 댓글

  • 유지군
  • 작성일
띠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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