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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 킴취워리어와 윤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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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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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 윤서인은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 여행 비용 따위는 돈도 아니다. 매달 150년 전통의 에도풍 고급 료칸에서 규슈 현지의 정통 일품요리를 즐기는 것이 그의 삶의 낙이다. 그는 애욕을 견디지 못하면 후쿠오카의 매음굴에 가서 일본인 미녀와 서로 살을 섞으며 짙은 사랑을 나눌 수 있다.

 한편 오랜 취직 실패에 좌절하고 부모가 거주하고 있는 분당의 아파트에 기생하고 있는 킴취워리어는 오로지 부모가 주는 소액의 생활비에 의존하고 있다. 윤씨가 거금의 화대를 지불하고 침대에서 일본 미녀를 품에 안고 있을 때, 그는 그저 골방에서 여성의 인스타그램을 탐독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역갤 시절만 해도 나름 고소득층에 속한 그의 부모 덕분에, 킴취워리어는 종종 일본 관광을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은퇴가 머지 않은 그의 부친은 아들에게 일본 관광 비용을 지원해 줄 여유가 없다. 킴취워리어는 부모에게 한 달에 한 번 외식을 즐길 용돈 밖에 받지 못한다.

 그는 용돈날이 되면 홍대의 일본음식점에 달려가서 테이쇼쿠와 니혼슈를 주문한다. 하지만 일식점이라고 해도 시정잡배 종업원들이 껄렁껄렁 이랏샤이마세를 외치고, 스피커에서 케이팝이 흘러나오는 유사일식점일 뿐이다. 게다가 까다로운 입맛의 킴취워리어는 일본제 쇼유 대신에 한국산 싸구려 간장이 들어간 것까지 구별할 수 있다. 그때마다 그는 하릴없이 조선인으로 태어난 것을 한탄할 뿐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 그는 쉴새없이 길거리 여성들을 힐끔힐끔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번화가 인파 가운데 일본인 여성 관광객을 발견할 때마다 그는 짧게나마 한없는 기쁨에 차오른다. 한국 여성에게는 없고 오직 일본인 여성에게만 있는 그 온화함, 따뜻하고 티없는 에가오에 그는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만다.

 킴취워리어와 윤서인을 보면 나는 새삼 빈부의 격차에 허탈함을 느낄 뿐이다. 시정잡배 조선인이라도 돈만 있으면 마음껏 일본 현지의 정통 고급 문화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여인의 온화한 오오라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순수한 인간성을 지닌 킴취워리어는, 그저 열화 일식을 먹으며 물끄러미 일본 여인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킴취워리어는 다시 집에 돌아오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켜고 일본 여고생의 유튜브를 본다. 이것은 그가 소박함 속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것이리라. 그는 유튜브를 보면서 평온하게 잠든다. 아리따운 일본인 여고생의 미소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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