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B의 아테네 학당 - 호모 에루디티오로서의 김치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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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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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워리어는 누구보다도 학습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그는 호모 에루디티오. 즉, 배움하는 인간인 것이다.
그는 광대한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며 지식의 편린들을 수집한다.
우클릭이 되는 것은 복사를 해서 워드파일에 붙여넣기 하지만,
우클릭이 안되는 곳은 jpeg 캡쳐본으로 저장해서 자신의 기록 보관소에 조심스럽게 분류해 놓는다.
그렇게 해서 모은 폴더의 용량이 벌써 2GB에 달한다. 사진과 문서파일로 보았을 때, 2GB는 결코 적은 용량이 아니다.
펀드빌더, 에레보스, 시티즌 등 거기에는 아테네 학당처럼 모든 종류의 현자들이 있다.
김치워리어는 매일 저녁마다 배움의 학당에서 가상적으로 만들어진 스승들과 문답을 늘어놓는다.
김치워리어 : "스승님은 어째서 한국인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펀드빌더 : "진리는 중생구제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행합일로 달성하는 것이야. 자네는 이 점을 망각하고 있어"
김치워리어 : "...."
김치워리어는 이내 자신의 오만함을 깨닫고, 오늘도 한층 성장한다. 그는 학습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독 수행자는 언제든 마장(魔障)에 빠져들 우려가 있다.
그 부작용이 바로 다중인격이라는 병태로 나타나게 된 것.
명예의 전당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현자들의 지식은 준비되지 않은 김치워리어가 소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과부하가 걸린 김치의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분열된 자아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섬세하게 분류한 2GB의 폴더처럼 말이다.
김치워리어가 진정으로 참나를 되찾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기록 보관소를 소거하는 것이다. 비움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누구의 지식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 안에서 로고스의 불씨를 일으켜, 두 발로 일어설 수 있게 된다.
그것이야 말로 스승들이 바라는 최종적 깨달음일 것이다.
2GB의 아테네 학당 <끝>